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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낮중의 생각

어제의 나는 꽤나 곧잘했고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참고로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저말의 의미가 확연히 다른데, 제게는 크게 3가지의 행복이 있고 어제는 나홀로 일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행복을 누렸습니다.

 

압도당하는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커다란 목표는 제게 썩 걸맞지 않는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는 요즘입니다. 탑 다운 방식의 목표설정은 종종 저를 좌절시키고 무리하게 만들고 돌 던진 호숫물처럼 감정을 진탕으로 만듭니다. 해야한다 꼭 해야해. 라고 말할 수록 청개구리처럼 하기 싫어지고 하기 어려워합니다.

 

저는 그냥 뇌빼고(?) 습관처럼 그냥하는 바텀업 방식의 목표 설정이 좀더 효과가 있는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특정한 일들을 하는 장소를 조금씩 바꾸고 있는데 00에서는 00만 하고 Xx에서는 XX만 하고... 이렇게 정해두었습니다. 하루의 목표는 단지 아침에는 00를 가고 오후에는 XX를 가는것 뿐입니다. 여전히 곤란한 점들은 남아있지만 적어도 심정적으로는 한결 가벼워졌고 당분간 이 루틴을 반복해보려고 합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에 걸맞는 나이값을 해야한다는 책임과 의무에 초조함을 느끼고 그에 부족하는 맘에는 우울감을 느낍니다. 이십대의 저는 이것저것 갈피없이 손대는 자유를 누렸습니다. 모든것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A에서 Z로, Z에서 B로 내킬대로의 비효율적인 경로로 움직였습니다. 잠재력과 가능성을 버리고 싶지 않아서 아이의 상태에서 오래 머물러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삼십대에 접어들고서야 아이가 아닌 어른이 되고 싶다면 모든 가능성들을 기꺼이 버리고 두, 세가지의 헌신할 것들을 추리고 골라야 한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점을 찍는게 아니라 점들을 이어서 선을 만들어야할 때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좋아보이는 것들을 버리고 또 버려서 이제 한줌 밖에 안남았는데 이 중에서도 또 버리고 건진 한가지 작은 씨앗을 요즘 매일 조금씩 가꾸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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